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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티스가 주간동아 706호에 나왔습니다.
글쓴이 : 메리티스 marritis@naver.com
Date : 2009-10-01 오후 7:43:29 [Read:9089]
 
-주간동아 706호 커버스토리

몇 달 전 한 결혼정보회사를 찾은 명문대 출신 치과의사 A씨는 커플매니저에게 시아버지의 직업과 경제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 ‘남편 직업이나 학력은 어디 내놔 창피하지 않을 정도면 되니 시아버지가 주택 마련, 자녀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당찬 주문이 이어졌다. 결혼정보회사를 중심으로 한 중매 시장에서 A씨처럼 ‘시아버지 스펙’을 중시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전문직 전문 결혼정보업체 ‘메리티스’ 권량 대표는 특히 고학력의 ‘똑똑한’ 여성들 사이에 시아버지의 경제력을 따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집안, 학벌, 외모, 직업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남성은 일찌감치 ‘품절남’이 됐거나, 그렇지 않으면 여자 쪽에 엄청난 혼수를 요구하기 십상이라는 현실을 이미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2009년 대한민국의 결혼 트렌드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계기로 또 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안정지향적 직업’과 ‘부동의 자산’이 화두가 되다보니 당장 돈을 남들보다 조금 더 버는 전문직 종사자보다 ‘부모가 부자라서 평생 풍요를 담보할 수 있는 남자’를 찾는 여자들이 많아진 이유다.

반대로 최근 결혼 시장에서 여성들의 기피 대상 1위는 ‘개룡남’(개천에서 용된 남자)다.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요즘 시대에, 근로소득만으로 서울 강남에 내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고, 이들이 개업의 또는 개인사무실을 낸 일종의 ‘사업가’라면 글로벌 경제위기에, 내수 경기침체에 갈대처럼 흔들린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집안은 어려워도 입신양명에 성공한 전문직 남성의 경우, 이들을 내조하며 ‘사모님’으로 살고 싶은 부잣집 딸들의 러브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돈은 많은데 학벌과 사회적 지위가 낮은, 1970년대 졸부들이 이후 아낌없는 투자로 자녀 교육에 성공하면서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됐다”며 “자녀를 통해 이미 집안의 약점을 극복했으니 사무실을 차려주는 등 거액을 투자하면서까지 똑똑한 사위를 모셔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한다.

아직 그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성공한 아내를 위해 가사와 육아를 대신 책임지는 남편, 즉 ‘트로피 허스번드(trophy husband)'를 찾는 전문직 여성도 있다. ‘내조형 외조’를 펼치며 얼굴도 ‘예쁜’ 이들은, 바쁜 아내들의 정신적 휴식처가 되기 때문에 인기라는 것.

남성들이 원하는 신붓감도 달라졌다. 지난해 말 인터넷 사이트 ‘스카이닥터’ 설문조사 결과 25~42세 남성 의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혼 상대 직업 1위는 대기업 직원이었다. 남성들이 대기업 직원들을 선호하는 것은 대기업 여직원들의 지적, 사회적 능력, 외모가 까다롭게 직원을 선발하는 대기업의 잣대를 통과할 정도로 어느 정도 검증된 데다, 조직문화를 경험해 봤기에 시댁과의 관계는 물론, 결혼 생활 속 크고 작은 난관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사회성을 갖췄다는 기대 때문이다. 반면 취업의 대안으로 결혼을 선택한 ‘취집족’이나 특별한 목적 없이 대학원을 기웃대는 여성들을 기피하는 남성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전문직 남성들 사이에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그 인기가 급락한 집단은 음악, 미술 등 예술 전공자들. 5~6년 전만 해도 ‘품절’되기 일쑤였던 이들의 인기가 급하락한 것은 또 어떤 이유에서일까?

‘주간동아’는 결혼정보회사 듀오와의 공동 설문조사를 통해 결혼적령기 남녀의 ‘솔직담백한 속내’도 들여다봤다. 9월9일부터 20일까지 미혼남녀 463명(남성 211명, 여성 2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최악의 결혼 상대자’를 묻는 질문에 남성의 35.5%는 ‘외모가 빼어나도 낭비벽과 과시욕이 있는 여성’을, 23.2%는 ‘경제적, 정서적 측면에서 배우자에게 심하게 의존할 것 같은 여성’을 꼽았다. 남성 쪽이 더 적극적으로 맞벌이를 원하는 최근 트렌드와 맞물리는 결과.

창간 14주년 기념 특대호로 제작한 ‘주간동아’ 706호(추석합본호) 커버스토리에는 이 밖에도 소설 ‘스타일’의 작가 백영옥의 ‘결혼에 대한 발칙한 상상’ 에세이와 최근 가장 이상적으로 꼽히는 1등 신랑․신붓감의 조건, 결혼정보회사 회원가입 신청서로 본 배우자감 ‘셀프 체크리스트’, 10월에 결혼하는 ‘주간동아’ 이혜민 기자의 ‘10월의 신부’ 프로젝트, 역학과 진화심리학으로 본 결혼, 웨딩 스타일 트렌드, 섹스칼럼리스트의 ‘속궁합’ 조언 등 풍부한 읽을거리가 담겼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